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에픽하이의 음악으로 힙합에 입문한 나에게, 종교적 색채는 결코 낯선 영역이 아니었다. 타블로의 가사에서 스며든 철학적 고백은 오히려 음악의 깊이를 더해주었고, 그 덕분에 JJK의 '비공식적기록' 시리즈에 담긴 신앙 테마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다. 특히 '비공식적기록'에 수록된 “대화”는 기독교적 성찰을 힙합의 미니멀한 비트 위에 얹어, 무신론자에게조차 조용한 질문을 던진다. 이 곡은 단순한 설교가 아니라, 삶의 고난과 구원에 대한 진솔한 독백으로, 에픽하이의 감성과 닮아 있다.
그러나 JJK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감정은 순수한 반감이었다. 에픽하이의 빅팬이었던 시절, '비공식적기록'에 실린 “그 누가 날 대표하는가”는 타블로를 겨냥한 디스 트랙으로, “감히?”라는 분노를 불러일으켰다. 그 불편함은 JJK를 ‘불편한 아티스트’로 각인시켰지만, 역설적으로 그의 음악을 탐닉하는 계기가 되었다. 디스의 불꽃은 호기심을 점화했고, '비공식적기록'을 끝까지 듣게 만들었다. 그 순간, 반감은 존경으로 전환되었다—JJK는 디스로도 팬을 한 명 더 만들어냈다.
'왕처럼 주인처럼'에서 시작해 '비공식적기록 III'를 거쳐 지금까지, JJK는 내 플레이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최고의 아티스트로 자리 잡았다. 신앙의 대화는 여전히 플레이리스트에서 재생되고, 그 불편했던 디스는 이제 그의 진심을 증명하는 증거로 남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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